2025년 상법 2차 개정안 통과는 한국 중소기업의 경영 환경에 중대한 전환점을 가져왔습니다. 이번 개정은 단순히 법률적 조항의 변화에 그치지 않고, 기업 지배구조 개선, 투자자 권리 강화, 회계 투명성 제고, ESG 경영 활성화 등 다양한 흐름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에게는 기존의 단순한 운영 방식에서 벗어나, 글로벌 시장과 투자 환경 속에서 생존하기 위한 새로운 대응 전략이 필요해졌습니다. 본 글에서는 제조업, IT 산업, 서비스업이라는 대표적인 세 가지 업종을 중심으로 상법 개정 전후의 차이를 분석하고, 기업과 투자자에게 주는 시사점을 심층적으로 다루겠습니다.
제조업: 비용 부담과 글로벌 신뢰 확보의 딜레마
상법 개정 전 제조업 중소기업은 외부 투자보다는 은행 대출과 내적 자금 운용에 크게 의존했습니다. 경영 구조상 창업자 또는 가족 중심의 의사결정이 일반적이었고, 회계 관리도 상대적으로 단순했습니다. 그러나 개정 이후에는 외부 감사 의무 확대, 회계 투명성 강화, 소수 주주 권리 보장 등 제도적 장치가 강화되었습니다.
이로 인해 제조업체는 단기적으로 추가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고 있습니다. 회계 법인 감사 비용, 전문 인력 채용, 지배구조 개편 등 새로운 의무 이행에 필요한 자금은 특히 중소 제조업에게 무거운 짐입니다. 예컨대 연 매출 100억 원대의 기업조차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연간 수천만 원 이상의 추가 지출을 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글로벌 신뢰 확보라는 긍정적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최근 글로벌 공급망은 ESG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기업과의 거래를 꺼리는 추세입니다. 한국 제조업 중소기업이 상법 개정에 맞춰 투명성을 확보하면, 해외 바이어와 대기업 OEM 관계에서 더 유리한 입지를 차지할 수 있습니다. 즉, 단기적으로는 비용 상승이라는 ‘고통’을 겪지만, 장기적으로는 해외 진출 기반 강화라는 ‘보상’을 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IT 산업: 자본시장 접근성 강화와 거버넌스 재편
상법 개정 전 IT 스타트업과 벤처기업은 창업자 중심의 경영 구조를 유지하면서 빠른 의사결정을 강점으로 삼아왔습니다. 하지만 외부 투자자, 특히 해외 벤처캐피털이나 글로벌 기관투자가는 투명성이 부족한 구조를 꺼려왔습니다.
개정 이후 IT 산업 중소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를 기반으로 투자자 유치 기회가 확대되었습니다. 소수 주주 권리 보장, 의사결정 구조 다변화, 회계 공시 강화는 외부 자본 유입에 긍정적 신호로 작용합니다. 덕분에 유망 스타트업이 초기 단계를 넘어 스케일업 단계에서 대규모 투자를 유치하기 수월해졌습니다.
하지만 부정적인 측면도 존재합니다. 창업자의 비전과 리더십이 약화될 수 있고, 다양한 이해관계자가 참여하면서 의사결정 속도 저하라는 리스크가 생깁니다. 특히 IT 산업은 빠른 시장 변화에 대응하는 속도가 핵심 경쟁력인데, 상법 개정이 자칫 민첩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IT 기업은 창업자의 리더십을 존중하면서도 외부 견제를 수용하는 균형 잡힌 거버넌스 모델을 설계해야 합니다.
서비스업: ESG 경영과 사회적 책임 강화
서비스업은 제조업이나 IT 산업과 달리 브랜드 가치와 고객 신뢰가 경영의 핵심입니다. 상법 개정 전에는 빠른 의사결정과 비용 효율성을 중심으로 운영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러나 개정 이후에는 가맹점, 소비자, 투자자 등 이해관계자와의 관계 관리가 더욱 중요해졌습니다.
특히 회계 투명성과 ESG 요소는 서비스업의 평판 관리에 직접적으로 연결됩니다. 예를 들어 프랜차이즈 업계는 본사의 회계 불투명성이나 불공정 계약 문제가 사회적 논란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개정된 상법은 이런 구조적 문제를 개선하는 계기가 됩니다.
서비스업 중소기업은 투명한 지배구조와 사회적 책임을 강조해야 브랜드 신뢰도를 지킬 수 있습니다. 또한 ESG 경영을 강화하면 단순한 법적 준수를 넘어, 사회적 가치 창출 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습니다. 이는 장기적으로 고객 충성도와 투자자 신뢰를 확보하는 효과로 이어집니다.
상법 개정 전후 중소기업 경영 환경의 변화는 단순히 비용 증가나 규제 강화로만 볼 수 없습니다. 제조업은 단기 비용 부담이 크지만, 장기적으로 글로벌 공급망 신뢰라는 보상을 얻습니다. IT 산업은 자본시장 접근성이 넓어지는 기회를 얻지만, 동시에 의사결정 지연이라는 과제를 떠안게 됩니다. 서비스업은 ESG와 브랜드 신뢰 관리라는 사회적 책임이 경영 성패를 좌우하는 환경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따라서 중소기업은 상법 개정을 단순한 법적 의무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성장의 전략적 기반으로 삼아야 합니다. 비용과 부담은 단기적이지만, 신뢰와 투자 유치, 글로벌 경쟁력은 장기적 자산이 되기 때문입니다.